디지털 소외계층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이동형 IT 교육 버스, 효과는 분명하지만 한계도 존재한다

new-infor.com 2025. 6. 29. 12:15

디지털 전환 시대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서 사회 시스템 전반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변화가 빠를수록, 그 흐름에서 소외되는 사람들도 증가한다. 특히 디지털 소외계층, 즉 스마트폰과 같은 기본적인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농산어촌 지역 주민들은 일상생활 자체가 어렵다. 병원 예약, 정부 민원 신청, 대중교통 정보 확인, 금융 업무 등 대부분이 모바일 기반으로 이뤄지는 시대에, 기술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정보에서 단절되고, 기회에서도 소외된다.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이동형 IT 교육 버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대안으로 최근 등장한 것이 바로 ‘이동형 IT 교육 버스’다. 디지털 교육 접근성이 떨어지는 마을이나 외곽 지역을 직접 찾아가 디지털 기초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찾아가는 교육’이 아닌, ‘생활권 중심 교육’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이동형 교육 버스가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어떤 효과를 주고 있는지, 실제 운영 방식은 어떠한지, 그리고 현실적인 한계는 무엇일까 다각도로 분석해본다.

 

디지털 소외계층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교육 버스의 실질적 효과

이동형 IT 교육 버스는 단순한 편의성 제공을 넘어, 교육 기회 자체가 없었던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실질적인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읍내까지 가는 데에도 30분 이상 걸리는 산간 지역이나 도서 지역에서는, 교육을 받기 위한 교통 자체가 큰 장벽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버스는 직접 마을 회관, 경로당, 시장 인근 등 생활 밀접 공간으로 이동해 교육을 실시한다.

2023년 경북 봉화군에서 진행된 ‘디지털 찾아가는 교육 버스’ 시범사업에서는 총 32개 마을에서 약 600명의 고령층이 교육을 수강했고, 만족도 조사에서 92% 이상이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어르신들은 “우리 마을까지 와주니 부담 없이 배울 수 있었다”, “버스 안에서 반복 실습할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교육 버스의 특징은 단순한 이론 전달이 아닌, 생활 밀착형 콘텐츠와 실습 중심 수업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기, 영상통화 걸기, 공공앱 설치 및 로그인, 키오스크 주문 체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곧 실생활 문제 해결과 직결되는 학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존 강의형 교육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이동형 교육 버스는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매우 실질적인 ‘첫 걸음’을 만들어주는 기회로 기능한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이동형 교육의 장점

 

디지털 소외계층, 특히 고령층이 디지털 기술을 멀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기 사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무서워서’, ‘망가뜨릴까 봐’라는 심리적 이유가 크다. 특히 기존 교육 기관이나 관공서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분위기가 낯설고, 젊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쉽게 참여하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이동형 교육 버스는 심리적 접근성을 높이는 데 큰 장점을 가진다.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은 딱딱한 교실이 아닌, 버스 내부의 친밀한 학습 환경이며, 교육자는 전문 강사보다는 지역 맞춤형 디지털 코디네이터들이 따뜻하고 친절한 태도로 어르신을 안내한다. 또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익숙한 마을회관 앞이나 전통시장 한복판이기 때문에 어르신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이처럼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이동형 교육은 기술 습득 이전에 ‘두려움을 없애는 것’부터 출발한다. “잘못 눌러도 괜찮다”, “몰라도 부끄러운 게 아니다”, “함께 해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주는 것이 바로 이 교육 모델의 강점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단순한 교육을 넘어서, 기술에 대한 태도 변화까지 유도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디지털 소외계층 교육 버스 운영의 현실적 한계

 

이처럼 효과적인 교육 방식으로 평가받는 이동형 교육 버스도 몇 가지 현실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운영 인력과 예산의 지속 가능성이다. 교육 버스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차량 유지비, 강사 인건비, 교육 기자재, 프로그램 운영비 등이 정기적으로 소요되며, 이를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감당하기에는 예산상 한계가 있다.

또한, 한 번 교육받은 뒤 내용을 충분히 복습하지 못하거나, 질문할 수 있는 후속 창구가 없는 경우도 많다. 즉, 교육 효과가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교육 버스는 물리적으로 마을을 순회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같은 마을을 방문하기 어렵고, 따라서 반복 학습이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어르신들은 “그때는 알았는데, 지금은 또 까먹었다”고 말하며, 복습 기회 부족을 아쉬워했다.

세 번째로는 교육 콘텐츠의 표준화 문제다. 지역별로 강사의 역량에 따라 교육 수준이 크게 달라지고, 같은 주제를 다루더라도 설명 방식이나 난이도가 제각각이다. 이에 따라 교육의 일관성과 질 관리가 어려운 구조를 보인다. 결국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 버스가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지속성 있는 예산 확보, 표준화된 커리큘럼, 지역 내 복습 체계 마련이라는 조건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디지털 소외계층 교육 버스, 확장성과 보완 과제를 동시에 안다

 

이동형 교육 버스는 분명히 디지털 소외계층의 첫 디지털 경험을 위한 강력한 해법 중 하나다. 도달하기 어려운 지역에 접근하고, 기술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주며, 실생활 중심의 학습을 통해 ‘디지털은 도움이 된다’는 경험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 교육이 진정한 포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완도 필요하다.

첫째, 교육 이후의 연계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한 번 배운 것을 지속적으로 연습하고 질문할 수 있는 지역 디지털 도우미 제도나, 마을 단위 멘토링 그룹이 필요하다. 둘째, 교육 버스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지역 생활 중심형이어야 한다. 단순한 기능 교육이 아니라, ‘이걸 배우면 내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체감하게 해야 한다. 셋째, 전국적으로 이동형 교육 모델을 확대하려면,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과 커리큘럼 공유 플랫폼이 마련돼야 한다.

결국 디지털 소외계층 교육 버스는 한 번으로 끝나는 솔루션이 아니라, 디지털 포용 사회로 가는 여정의 출발점이다. 진정한 효과를 위해서는 단순히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받은 사람의 변화가 일상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지속적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디지털로부터 소외된 이들을 버스 한 대가 품을 수 있다면, 그 버스는 단순한 차량이 아니라 포용 사회로 가는 상징적인 통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