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전통시장은 오랫동안 지역 주민들의 생활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디지털 기술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전통시장도 QR 결제, 모바일 장보기, 키오스크 설치 등 디지털화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을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디지털 장비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변화의 속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집단이 있다.
바로 전통시장 상인 중 고령층으로 구성된 디지털 소외계층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활용은 물론 QR 결제나 온라인 주문 시스템 사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기기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디지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IT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다양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전통시장의 디지털화 흐름 속에서 소외되는 디지털 소외계층의 현실을 짚어보고, IT 교육의 실태와 개선 방향을 심도 있게 다뤄본다.
전통시장 내 디지털 소외계층의 증가와 IT 교육의 필요성
최근 정부는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상점 시범사업’ 및 ‘디지털 전통시장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시장에서 카드 단말기뿐만 아니라, QR 결제기, 온라인 장보기 시스템, 무인 계산대 등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대구 서문시장, 서울 남대문시장, 전주 남부시장 등 주요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조사해 보면, 상당수의 점포가 디지털 기기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사용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유는 명확하다. 상인의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층이며, 그 중 많은 이들이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문자 입력조차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고, QR 결제 시스템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한다. 실제로 서울 중랑구의 한 시장 상인은 “QR이 뭔지도 모르겠고, 잘못 누르면 돈이 빠져나갈까봐 겁난다”고 토로했다. 이런 환경에서 디지털 소외계층 IT 교육은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교육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디지털 소외계층 IT 교육의 현장 운영 실태와 문제점
지자체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은 전통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디지털 소외계층 IT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폰 활용법, 포스(Point of Sale) 기기 조작법, 온라인 주문 처리, 배달앱 연동, QR 결제 설정 및 고객 응대 방식까지, 내용은 다양하고 실용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은 단기 중심이며, 실습 시간이나 반복 학습 기회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 교육 장소와 시간이 상인의 장사 시간과 충돌하면서 참여율이 낮아지고, 일정이 유동적이어서 지속성이 떨어진다. 강사의 전문성이나 친절도 역시 들쭉날쭉한 데다가, 대부분의 교육이 ‘1회성 설명회’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역량 향상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실제로 인천의 한 전통시장에서 교육을 받은 상인은 “들었을 땐 알겠는데, 막상 혼자 하려면 기억이 안 난다. 또 물어볼 데도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디지털 소외계층 IT 교육은 실제 수요자의 입장에서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이 되어야 의미가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 IT 교육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
전통시장에 종사하는 디지털 소외계층은 단순히 기기 조작에 미숙한 수준을 넘어, 디지털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과 공포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문자 입력보다 음성 통화를 선호하고, 은행 업무도 여전히 창구 방문을 선호하며, 디지털 결제를 사기 위험 요소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인식은 오랜 시간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단기 교육으로는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또한 디지털 소외계층 IT 교육의 대상이 명확하지 않거나, 지역마다 교육 품질의 편차가 커 일관된 커리큘럼이 존재하지 않는 점도 큰 문제다. 교육을 진행하는 기관들도 실적 위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상인의 실제 학습 수준이나 습득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은 거의 없다. 게다가 교육 후 후속 지원이 없어 상인들은 혼자 힘으로 QR 결제 세팅, 메뉴 등록, 배달앱 연동 등을 다시 하다 막히면 아예 포기하고 만다. 결국 교육은 '교육을 위한 교육'으로 끝나고, 현장 변화는 미미한 수준에 머무른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디지털 전환의 지속 가능성 자체를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전통시장 디지털화를 위한 실질적인 IT 교육 개선 방향
전통시장 디지털화가 성공하려면 디지털 소외계층 IT 교육이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첫째, 상인 개개인의 수준을 파악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1:1 코칭 방식, 혹은 점포 단위 방문 교육을 통해 실습 중심의 학습을 유도해야 한다. 둘째, 반복 학습이 가능한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교육 이후에도 ‘디지털 상담 창구’를 설치하여 상인이 언제든 문의하고 도움받을 수 있는 지속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셋째, 전통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멘토링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지역 대학생이나 청년 디지털 전문가를 멘토로 연결해 2~3개월 동안 상인을 밀착 지원하는 방식이다. 넷째, 교육 교재는 실물 중심으로 제작되어야 하며, 전문 용어는 최소화하고 그림 중심의 설명서를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디지털 소외계층 IT 교육을 단기 사업이 아닌, 장기 인프라 구축 전략으로 보고 예산과 인력을 체계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기술이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려면, 기술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부터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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