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계층

디지털 소외계층 고령자를 위한 농협 창구 직원의 1:1 스마트폰 수업 사례 분석

new-infor.com 2025. 7. 21. 09:15

급속한 디지털화는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소외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금융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은 고령층에게는 생소함과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모바일 뱅킹, 무인 ATM, 앱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 등은 젊은 세대에게는 기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지만, 고령자들에게는 사용법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고, 실수로 인해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까지 안겨준다. 이처럼 일상 속 금융 활동조차도 디지털 격차로 인해 접근이 제한된다면,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다. 실제로 많은 고령층은 스마트폰에 앱이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하지 못해 직접 창구를 방문하거나, 타인의 도움 없이는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 고령자를 위한 농협 창구 직원의 1:1 스마트폰 수업 사례 분석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국 각지의 농협에서는 디지털 소외계층 고령자를 위한 특별한 시도를 시작했다. 바로 창구 직원이 직접 스마트폰 활용법을 1:1로 지도하는 ‘디지털 금융 도우미 프로그램’이다. 이는 단순히 은행 업무를 돕는 것을 넘어, 고령자 스스로 디지털 금융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천적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본 글에서는 농협의 이 특별한 현장 수업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고령자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자세히 살펴보자.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농협의 1:1 교육 프로그램, 어떻게 시작되었나

농협의 디지털 금융 도우미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 서비스의 이용이 급증하면서, 오히려 창구를 찾는 고령층이 증가하는 역설적인 상황에서 시작되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음에도 사용법을 몰라 매번 지점을 방문해야만 하는 어르신들이 늘어나자, 농협 일부 지점에서는 창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스마트폰 사용법을 설명해주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러나 이런 비공식적인 도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체계적인 필요성을 요구하게 되었고, 결국 ‘1:1 스마트폰 금융 교육 프로그램’으로 정식화되었다.

전라남도 담양군의 한 농협 지점에서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시간을 ‘고령층 디지털 교육 시간’으로 정하고, 사전에 예약한 고객을 대상으로 20~30분간 개별 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전원 켜고 끄기, 터치 방법, 농협 앱 실행 및 로그인, 공인인증서 설치, 이체 기능 사용법, 거래 내역 확인법 등을 다룬다. 이때 직원은 고령자의 스마트폰 기종, 사용하는 요금제, 문자 수신 여부 등을 먼저 파악한 후 맞춤형으로 교육 내용을 조정한다.

특히 프로그램 초반에는 ‘앱 설치’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직원들은 고객의 스마트폰을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해주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홈 화면에 농협 앱을 고정 배치하고, 음성 읽기 기능을 활성화하며, 자주 사용하는 메뉴만 큼직하게 배치하는 방식으로 고령자 맞춤형 인터페이스를 제공했다. 이러한 세심한 준비는 교육 효과를 높였고, “이제는 혼자 송금도 할 수 있다”는 어르신이 한두 명씩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주변 고령자들의 관심도 함께 증가했다.

디지털 소외계층 고령자들의 반응과 실제 변화

교육을 받은 고령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긍정적이었다. 교육에 참여한 70대 후반의 한 어르신은 “지금까지 스마트폰은 전화 받는 용도로만 썼는데, 농협 직원이 하나하나 알려주니까 겁이 없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처음에는 직원이 스마트폰을 잡아주는 것조차 낯설어하던 어르신들도, 교육 중반부터는 본인의 손으로 직접 앱을 누르고, 이체를 시도하는 모습으로 변화했다.

특히 큰 변화 중 하나는 고령자들의 반복 방문 감소였다. 과거에는 단순히 잔액을 확인하거나 소액 송금을 위해 매번 농협 창구를 찾던 어르신들이, 교육 이후에는 스마트폰으로 직접 처리를 시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지점에서는 고령 고객의 월 평균 방문 횟수가 교육 전보다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객의 자립도를 높이는 동시에, 창구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이중 효과를 불러왔다.

또한 고령자 스스로의 디지털에 대한 자신감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교육에 참가한 후, 스마트폰으로 건강 보험 앱을 설치하거나, 자녀와 카카오톡 영상통화를 시도하는 등 금융 외의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히는 사례도 다수 발생했다. 어떤 어르신은 “이제 다른 은행 앱도 한번 배워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한 어르신은 “예전엔 자식이 해주는 대로만 했는데, 지금은 내가 물어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디지털 기기를 ‘두려움’의 대상에서 ‘도구’로 인식하게 된 점이다. 단순히 앱을 누르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회복하고, 스스로 일상에 필요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 교육의 가장 큰 성과로 꼽는다.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금융기관의 새로운 역할

이번 농협 사례는 단순한 고객 서비스의 확장을 넘어, 금융기관이 디지털 포용의 주체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례로 평가된다. 과거 금융기관은 수익 중심의 서비스 제공자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지역사회 내 ‘디지털 격차 해소자’로서의 새로운 사명을 부여받고 있다. 특히 농협처럼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은 디지털 소외계층과 가장 가까이에서 접촉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

농협 지점 직원들은 고객 정보, 사용 이력, 스마트폰 기종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맞춤형 교육을 설계할 수 있으며, 고객의 학습 수준에 맞춰 속도와 내용을 조정하는 유연성도 확보되어 있다. 게다가 기존에 신뢰 관계를 쌓아온 지점 직원이 직접 교육을 진행함으로써, 어르신들은 더욱 안정적이고 심리적으로 부담 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농협의 역할에 주목해, 공공기관과 농협 간의 협업 모델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농협에서 기초교육을 마친 고령자를 대상으로 주민센터에서 심화 디지털 교육을 연계하거나, 지역 복지사와 농협 직원이 함께 고령자 댁을 방문해 교육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이런 통합형 모델은 교육의 지속성과 효과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으며, 디지털 소외계층을 더욱 적극적으로 사회와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디지털 소외계층 교육의 확장을 위한 과제와 제언

농협 창구 직원이 중심이 된 1:1 스마트폰 수업은 고령자 디지털 교육의 모범 사례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이 모델이 보다 넓은 사회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존재한다. 첫째는 인력의 부담 문제다. 현재 교육은 대부분 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일정 이상의 수요가 몰릴 경우 기존 창구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별도의 디지털 금융 도우미 직군을 신설하거나, 일정 수준의 업무 시간을 교육 전용으로 배정하는 방식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둘째는 교육 콘텐츠의 표준화다. 지점마다 교육 수준, 내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학습 효과의 편차가 존재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전국 공통의 고령자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영상 콘텐츠나 워크북, 앱 시뮬레이터 등을 통해 직원과 고객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학습 도구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는 지속적인 사후 관리 체계 구축이다. 1회성 교육으로 끝나지 않도록, 일정 기간 후 복습 수업이나 실습 시간을 운영하고, 교육 후 달라진 사용 행태를 점검하는 간단한 설문이나 인터뷰를 통해 지속적인 동기 부여와 개선 방향을 찾을 필요가 있다.

결국 금융기관의 역할은 단지 돈을 맡아주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는 기술과 사람이 연결되는 지점에서, 특히 소외된 이들이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촉진자’의 역할까지 포함된다. 농협의 1:1 교육 프로그램은 바로 이 지점에서 그 가치를 발휘하고 있으며, 그 성과는 수치로만 판단할 수 없는 인간 중심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금융기관이 이 모델을 참고하여, 디지털 소외 없는 사회를 향한 노력에 동참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