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계층

디지털 소외계층 독거노인, 교육으로 다시 사회와 연결되다 – 생생한 인터뷰 모음

new-infor.com 2025. 7. 18. 18:04

한국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 역시 눈부시게 빨라지고 있다. 이 두 가지 흐름이 동시에 맞물리며 한 가지 사회적 문제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바로 ‘디지털 소외계층 독거노인’의 증가다. 독거노인은 본래 가족과의 분리, 이웃과의 단절이라는 이중의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지만, 스마트폰과 인터넷, 키오스크 같은 디지털 기술이 일상 전반에 스며든 지금, 이들은 기술적 장벽까지 더해져 삼중의 고립 속에서 살아간다. 카카오톡 하나 보내는 일, 병원 예약을 하는 일, 정부 지원을 신청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 결국 이들은 점점 더 사회와 단절되고, ‘내가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간다’는 깊은 좌절에 빠지기 쉽다.

 

디지털 소외계층 독거노인, 교육으로 다시 사회와 연결되다

 

하지만 최근 정부와 지자체, 민간기관들이 함께 노력하여 디지털 소외계층 독거노인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눈에 띄는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교육은 단지 기기를 다루는 법을 익히는 기술 훈련이 아니다. 그것은 독거노인이 다시 사회와 연결되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자신이 여전히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자각을 회복하는 중요한 ‘관문’이다. 이 글은 실제 디지털 교육에 참여한 독거노인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모아, 디지털 소외에서 디지털 연결로의 전환이 개인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각자의 언어로 담아낸 이 이야기들은 단순한 교육 효과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앞으로의 디지털 포용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 독거노인의 고립된 일상, 단절의 시작

인터뷰에 응한 독거노인들 중 다수는 교육 이전의 삶을 ‘가만히 있는 삶’이라고 표현했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고, 나 역시 누구에게 연락할 줄 몰랐으며, 점점 사람들과의 관계가 사라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관악구에 사는 76세의 박○○ 어르신은 “문자 오는 건 봐도 못 읽겠고, 전화도 진동 울려도 꺼내기 어려워 그냥 놓친다. 병원에서 진료 예약을 키오스크로 하라고 하는데 그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몰라서 돌아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단순히 불편을 넘어 자존감을 잃게 만들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한 경남 진주에 거주하는 82세 김○○ 어르신은 “나처럼 혼자 사는 노인들끼리는 이제 안부도 못 묻는다. 전화는 해도 받기만 하고, 문자는 읽지도 못하니 나중엔 연락이 다 끊긴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며 오히려 관계가 좁아졌다는 그의 말은 역설적이지만, 디지털 소외계층이 처한 현실을 정확히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고립은 점점 깊어지고, 밖에 나갈 일도 줄어들며 신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이 삶의 기본 조건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독거노인이 디지털 소외계층으로 남는다는 것은 단순한 기능 부재가 아니라 생존에 위협이 되는 문제다. 이러한 구조적인 고립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로 시작된 것이 바로 ‘찾아가는 디지털 교육’이다. 그리고 그 교육은 단순한 배움의 장을 넘어, 이들의 일상을 바꾸는 첫 걸음이 됐다.

디지털 소외계층 독거노인의 첫걸음, 교육장에서의 생생한 이야기

처음 디지털 교육에 참여한 독거노인들은 대개 긴장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교육 시작 전, 강사가 스마트폰을 꺼내 “이 중에서 앱 하나만 눌러보세요”라고 말했을 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는 사례는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내가 누르면 고장 날까봐 무서워요”라는 말이 가장 자주 나오는 첫 수업의 풍경이다. 경기도 남양주의 복지관에서 교육을 받은 장○○(80세) 어르신은 “처음엔 화면이 움직이는 것만 봐도 겁이 났다. 내가 뭘 잘못해서 돈이 빠져나갈까 걱정도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업이 거듭되면서 분위기는 눈에 띄게 변한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교육은 개별 맞춤 설명이 가능하며, 강사의 말보다 손주 세대 자원봉사자의 조용한 안내가 더 큰 효과를 낼 때도 많다. 인터뷰에 참여한 70대 중반 여성 이○○ 어르신은 “학생이 내 옆에서 천천히 알려주니까 금방 따라 하게 됐다. 처음엔 사진 찍는 것도 몰랐는데 지금은 손주한테 내 얼굴 셀카 찍어서 보내준다”고 웃으며 말했다. 문자 보내기, 사진 저장, 날씨 확인, 유튜브 보기, 건강 앱 활용 같은 작은 기능 하나하나가 독거노인들의 삶의 질을 바꾸는 요소가 된다.

교육 이후에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 시도하려는 시도가 늘어난다. 혼자 병원 예약을 해보거나, 공과금을 스마트폰으로 납부해본 사례도 다수다. 그중 가장 큰 변화는 ‘사람들과 다시 연결되는 것’이다. “요즘은 나도 친구한테 안부 문자 보낸다”, “카카오톡으로 손주 사진 받아보면 참 기분이 좋다”는 말 속에는 단순한 기술 습득 이상의 감정 회복에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 독거노인의 자존감 회복과 사회 재진입

기술은 고립된 사람을 사회로 다시 이끄는 다리가 될 수 있다. 디지털 교육에 참여한 독거노인들은 대부분 공통적으로 ‘내가 뭔가 할 수 있다는 느낌’을 얻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정보가 넘치는 시대임에도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필요한 것을 스스로 찾고, 확인하고, 질문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곧 자존감 회복으로 이어진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79세 김○○ 어르신은 “예전에는 복지사 오면 그냥 물끄러미 보고만 있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궁금한 걸 내가 먼저 물어본다.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게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고 말했다. 디지털 소외계층으로 낙인찍혔던 이들이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기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변화는 개인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주변 이웃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옆집 할머니가 스마트폰 교육 받았다길래 나도 따라갔다”는 사례처럼, 하나의 성공 경험이 마을 전체에 확산되기도 한다.

또한 일부 어르신은 자신이 배운 것을 다른 독거노인에게 나눠주는 ‘디지털 동행자’로 활동하기도 한다. 자조 모임을 결성해 함께 유튜브를 보는 모임, 카카오톡 사용법을 서로 알려주는 활동, 키오스크 사용을 실습하는 공동 외출 등은 모두 교육이 씨앗이 되어 자생적으로 생겨난 움직임이다. 이는 디지털 교육이 단순히 외부에서 주입된 정보가 아니라, 독거노인의 생활 속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강력한 증거일 것이다.

디지털 소외계층 독거노인을 위한 교육, 앞으로의 과제와 방향

디지털 교육을 통해 다시 사회와 연결된 독거노인의 사례는 한국 사회가 디지털 포용의 길로 나아가는 데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지속성’이다. 단발성 교육으로는 생활 속 기술 활용을 완전히 익히기 어렵다. 꾸준한 반복 학습과, 생활 리듬에 맞춘 유연한 교육 방식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독거노인은 사회적 접촉이 적기 때문에, 교육이 끝난 이후에도 누군가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도와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정서적 공감이 가능한 강사 인력의 확보다. 기술 지식만 풍부한 강사보다, 어르신의 입장에서 천천히 기다려줄 수 있는 ‘관계 중심’의 교육자가 더욱 중요하다. 손주 세대의 자원봉사자와 어르신이 1:1로 짝을 이루는 형태는 이러한 공감 기반 교육의 대표 사례이며,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확대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디지털 소외계층 독거노인의 사회 참여를 위한 연결망 구축이다. 단지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 스마트폰을 활용한 공공의사결정 참여, 건강관리 앱 활용, 디지털 문화 콘텐츠 감상 등은 어르신이 사회 구성원으로 기능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결국 디지털은 소외를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올바르게 설계되고 전달될 때 소외를 치유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 독거노인의 생생한 목소리는 우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사회를 설계해야 할지를 묵직하게 되묻는다. 이 작은 변화의 물결이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기술은 진정 모두를 위한 것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