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계층, 버튼 하나도 못 눌렀던 사람이 6개월 IT 교육 후 경험한 인생의 변화
최근 몇 년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대부분의 일상생활이 온라인으로 연결되었지만, 여전히 이 흐름에서 소외된 이들이 있다. 바로 ‘디지털 소외계층’이다. 스마트폰을 갖고 있어도 앱 실행 하나 제대로 못하고, 키오스크 앞에서 우왕좌왕하다 결국 구매를 포기하거나 도움을 청해야만 하는 사람들. 이들은 단순히 디지털 기기 사용을 못하는 것을 넘어, 일상에서 점점 배제되는 경험을 한다. "버튼 하나도 못 눌렀다"는 말은 단순한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많은 노년층이나 기술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 혹은 취약계층은 스마트폰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한 채 점점 사회와 단절되어간다.
하지만 변화는 가능하다. IT는 사람을 소외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잘만 활용하면 다시 사회와 연결시켜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 특히 정부나 지자체, 민간기관이 제공하는 6개월 이상의 체계적인 IT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디지털 소외에서 벗어난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글은 실제 IT 교육을 통해 ‘버튼 하나도 못 눌렀던’ 디지털 소외계층이 6개월 후 어떤 삶의 변화를 겪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단순한 기능 습득을 넘어, 자존감 회복과 사회적 관계 회복, 경제적 기회의 확장까지 이어진 변화는 앞으로 디지털 포용사회 구현을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나타낸다.
디지털 소외계층, ‘버튼 하나도 못 눌렀던’ 현실의 벽
디지털 소외계층이 처음 IT 교육을 접할 때 가장 크게 부딪히는 장벽은 기기 자체에 대한 공포다. 스마트폰이 손에 있어도,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실수라도 할까 두려워 손을 아예 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 은행, 병원 예약, 택시 호출, 심지어 점심 한 끼도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해야 하는 시대에 이들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불편을 겪는다. 교육 초기 인터뷰에서 "버튼을 누르면 잘못될까봐 겁난다", "문자를 보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누군가 옆에 있어야만 핸드폰을 쓸 수 있다"는 응답은 단순한 기술 미숙이 아니라 심리적 위축의 결과다.
이러한 현실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정보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것은 사회참여 기회의 제한, 복지 서비스 접근의 차단, 결국 생존권과 연결되는 심각한 문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가 정착되며 이러한 디지털 격차는 더욱 심화되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신청부터 백신 예약까지 스마트폰 사용이 전제되었고,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수많은 이들이 혼란과 불안을 겪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IT 교육은 단순한 취미나 자기계발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달라지고 있다.
6개월 IT 교육, 일상 회복의 첫 걸음
6개월간의 IT 교육을 받은 후,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자신감’이다. 단지 스마트폰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는 기능적 측면보다, 스스로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삶의 자세 자체를 바꾼다. 수업 초반에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버거워하던 학습자들이, 수개월이 지난 후에는 스스로 카카오톡에 이미지를 첨부해 손주에게 안부를 묻고, 인터넷 뱅킹으로 공과금을 납부하는 모습은 단순한 변화로 볼 수 없다. 이 과정에서 학습자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회복하며, 소극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으로 전환되기 시작한다.
일상의 작고 사소한 디지털 활동이 가능해지면서 사회 참여도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해 동네 정보를 교류하고, 스마트 헬스 앱을 통해 건강 상태를 스스로 점검하며, 온라인으로 주민센터 민원을 해결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상적 변화는 비단 기술 습득에 그치지 않고, ‘자기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데 기여한다. 이처럼 6개월의 IT 교육은 단기간에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삶 전반을 재설계하는 계기다.
기술 습득을 넘어 관계 회복으로 이어지는 변화
디지털 소외계층이 겪는 가장 큰 상실 중 하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단절이다. 자녀나 손주가 스마트폰을 통해 소통하는 시대에, 문자 하나 보내지 못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대화의 장에서 밀려난다. 하지만 IT 교육 이후 상황은 달라진다. 수강생 A씨는 교육을 마치고 손주와 매일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젊은 사람들 세상’ 같았던 온라인 공간에서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기술을 배우고 나니 사람들과 다시 가까워졌고, 내 삶도 활기차졌다”고 말했다.
또한 공동체 활동의 중심에서도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한다. 디지털 소외계층 출신이 동년배에게 기기를 설명해주는 ‘디지털 리더’가 되거나, 지역사회 행사에서 SNS 홍보를 맡는 경우도 생겼다. 단순히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지식을 공유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 습득은 사회적 관계 회복으로 이어지며, 소외감을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된다. 결국 디지털 포용은 기술적 평등이 아닌, 사회적 연대와 공존을 위한 전략임을 나타낸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경제적 기회까지 확장되는 변화
기술을 습득한 디지털 소외계층은 점점 더 다양한 경제적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이나 조기 은퇴자들이 배운 기술을 활용해 블로그 운영, 유튜브 개설, 재능 판매 플랫폼 이용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한 사례가 많다. 과거에는 '젊은 사람들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온라인 경제활동에 자신 있게 뛰어든 것이다. 한 수강생은 배운 내용을 토대로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신만의 여행 후기를 정리했고, 해당 글이 검색 상위에 노출되며 실제 광고 수익까지 발생하게 되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단순히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로 전환된 경우도 있다. 전통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던 B씨는 IT 교육 후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해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했고, 코로나 시기에 오프라인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매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은 단지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도구를 넘어, 경제적 회복과 기회를 창출하는 실질적인 힘이 된다.
앞으로의 사회는 점점 더 기술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다. 하지만 그 속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누구도 그 흐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포용하는 것이다. 디지털 소외계층이 단지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넘어서, 삶의 주도권을 되찾고, 관계를 회복하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전 과정을 우리는 지금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는 결코 개인적인 성공에 머물지 않고, 사회 전체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