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계층

디지털 소외계층 마을 리더의 변화가 지역을 움직인다: 문해력 향상이 만든 공동체의 새 흐름

new-infor.com 2025. 7. 15. 18:56

2023년 가을, 전라북도 임실군 한 농촌 마을의 이장이 스마트폰으로 마을 단체 카카오톡방에 이런 글을 남겼다.
“다음 주 토요일 마을 백신 접종 있으니, 못 오시는 분은 미리 알려주십시오. 링크는 여기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하고 쉬운 이 메시지는, 이 마을에겐 작지 않은 혁신이었다.

이전에는 마을 방송이 끊기면 중요한 정보가 누락되거나, 안내가 늦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마을 리더 한 명이 디지털 문해력을 갖추게 되자, 마을 전체의 소통 방식이 바뀌었다.
단순한 문자 전달을 넘어, 공공 안내문 공유, 예약 대행, 공지사항 전달, 디지털 민원 지원까지 가능하다.

디지털 소외계층 마을 리더의 변화가 지역을 움직인다

 

디지털 소외계층은 단지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준다. 특히 지방 소도시의 이장, 반장, 노인회장 등 마을 리더는 정보의 유통자이자 공동체 소통의 중심이다.
이들이 디지털 문해력을 갖추게 될 때, 단 한 사람의 변화가 공동체 전체의 삶을 바꾸는 파급 효과를 만든다.

이 글에서는 지방 마을 리더의 디지털 역량 향상이 어떤 방식으로 지역 사회에 영향을 미쳤는지,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디지털 소외계층 리더 교육의 정책적 필요성과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함께 제안한다.

디지털 소외계층 속 마을 리더, 왜 중요한가?

지방 소도시 및 농촌 마을에서 이장, 반장, 노인회장과 같은 마을 리더들은 단순한 행정 중개자를 넘어, 주민 생활 전반을 연결하는 실질적 플랫폼 역할을 한다.
농약 공동 구매, 마을 행사 공지, 보건소 접종 일정, 마을버스 노선 변경, 주민센터 민원 등 수많은 정보가 이들을 통해 전달되며, 실행된다.

하지만 그동안 다수의 마을 리더는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고, 문자 확인조차 어려운 경우도 흔했다.
“누가 이런 문자 보냈는지 모르겠어요.”
“스마트폰을 써도 전화만 받아요.”
“카카오톡은 애들 장난 같아서 안 씁니다.”
이런 말들은 단지 ‘기피’가 아니라, 두려움과 낯섦이 내재화된 결과였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기반의 공공 행정 안내가 늘어날수록, 정보 전달 지연과 누락, 주민의 행정 참여 제한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정보 단절은 공동체 전체의 사회적 소외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였다.

즉, 디지털 소외계층으로서의 마을 리더는 단순한 개별 문제가 아닌, 공동체 정보 유통망 전체의 병목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들의 디지털 문해력 향상은 지역 단위 포용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디지털 소외계층 마을 리더의 변화가 만들어낸 공동체 효과

경북 청송군 진보면에서 2023년 진행된 ‘이장 대상 디지털 튜터링 교육’ 사례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교육은 6주간, 스마트폰 기본 조작부터 카카오톡 단체방 개설, 구글 설문조사 사용법, 공공앱 다운로드 및 활용까지 포괄적으로 진행되었다.

교육을 마친 이후, 해당 마을 이장은 다음과 같은 변화를 직접 체감했다:

  • 마을 공지를 음성 방송 대신 카카오톡으로도 병행 전달
  • 주민들의 질의사항을 단체방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답변 가능
  • 지자체 공공앱(예: 농업기술센터 앱) 공지사항을 캡처하여 주민과 공유
  • 재난 문자나 감염병 안내를 실시간 전달하면서 공포 해소에 기여

이 변화는 단지 효율 향상이 아니라, 주민들의 신뢰감, 참여도, 공동체 응집력 향상이라는 질적 효과로 연결됐다.
“이장님한테 물어보면 바로 답 온다”는 말은 단지 빠른 응답이 아닌 ‘마을이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만드는 힘이었다.

또한, 일부 마을에서는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이장이 어르신 대상 소규모 스마트폰 교육을 자발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스스로 배운 기술을 나누며, 지역 내 디지털 포용의 확산 주체로까지 발전한 사례다..

디지털 소외계층 리더 교육을 통해 지방 정보 불균형이 해소된다

지역 내 정보 접근은 단지 스마트폰 보급 여부에 달려 있지 않다.
어디에 어떤 정보가 있고, 언제 누가 알려주는지가 더 중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디지털 소외계층 리더의 디지털 역량 강화는 정보 불균형 해소의 핵심 열쇠가 된다.

예를 들어, 전남 해남군 북일면에서는 이장들이 백신 접종 예약 대행, 코로나 정보 전달, 농지원부 신청 안내를 주민센터 대신 온라인으로 안내하며, 주민의 민원 방문 수를 30% 이상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정보를 몰라서 피해를 보거나, 지자체에 반복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던 구조가 완화된 것이다.

또한, 지자체의 각종 공모사업(예: 마을기업, 주민자치회 사업, 디지털 농업 지원 등)에 대해서도
이장이 온라인 신청서를 직접 작성하거나 주민에게 방법을 안내하면서, 마을의 참여율과 수혜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개인의 능력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정보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마을 전체의 역량이 강화된 결과다.
디지털 소외계층 리더가 기술을 익히는 것은, 마을의 ‘행정 민감성’을 높이고,
정보로부터 배제되지 않는 지역을 만드는 디딤돌이 된다.

디지털 소외계층 마을 리더 교육을 제도화하기 위한 정책 제안

마을 리더의 디지털 역량이 공동체에 미치는 효과가 확인된 만큼, 이제는 이를 개별 프로젝트가 아닌 국가-지자체 차원의 제도화된 교육체계로 정착시켜야 한다.

① 마을 리더 전용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정례화 : 연 1회 이상 이장, 반장, 노인회장 대상 디지털 소양 교육 의무화, 교육 내용은 공공앱 사용법, 메신저 활용, 전자문서 수신/보관, 간단한 온라인 민원 안내 중심 구성

② 디지털 리더 인증제 도입 및 인센티브 부여 : 교육 이수 후 '디지털 마을리더 인증서' 발급, 행정 참여 점수, 우수 리더 선정 시 가점 등 동기 부여 구조 마련

③ 지역 청년-리더 연계 멘토링 구조 : 마을 청년 자원봉사자나 대학생을 이장 등과 1:1로 매칭, 교육 이후에도 상시 질문 가능 / 정보 업데이트 / 기술 지원 가능한 체계 구축

④ 디지털 마을 게시판 시스템 구축 지원 : 교육 받은 리더가 마을 카톡방, 밴드, 온라인 공지창 등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행정 지원, 정기적 활용도 평가 후 인센티브 부여

⑤ 이장 대상 디지털 포용 교육 시범 마을 전국 확산, 시범 운영 성과를 기반으로 지역별 모델 다양화 및 지자체 맞춤 운영 매뉴얼 배포

 

이러한 제도화가 이뤄진다면, 디지털은 고립된 기술이 아니라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고, 사람과 정책을 연결하는 사회적 언어로 작동할 수 있게 된다.

디지털 소외계층 한 명의 변화가 공동체 전체를 살린다

디지털 교육의 효과는 ‘몇 명이 배웠느냐’보다 ‘누가 배웠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마을 리더 한 명이 스마트폰을 제대로 익히면, 그 영향은 마을 전체의 정보흐름, 참여율, 생활의 질까지 바꿀 수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 리더에 대한 집중적 교육은
지방 마을이 기술사회에서 배제되지 않고 자생력을 갖춘 생존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자, 포용사회의 출발점이다.

기술은 결국 관계를 바꾸고, 관계는 사회를 바꾼다.
지방 마을에 디지털이 퍼질 때, 그 중심에 바로 ‘리더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