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계층

디지털 소외계층의 디지털 문맹, 어떻게 교육하면 가장 효과적인가?

new-infor.com 2025. 6. 30. 18:34

현대 사회에서 ‘문맹’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글자를 모르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키오스크로 식사를 주문하며, 앱으로 병원을 예약하는 지금 시대에 ‘디지털 문맹’은 기기를 사용할 수 없고,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태 전체를 의미하는 개념이 되었다. 그리고 이 디지털 문맹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한하고, 기본적인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디지털 문맹, 어떻게 교육하면 가장 효과적인가?

 

 

 

 

특히 디지털 소외계층, 그중에서도 고령층,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촌 주민 등은 이 디지털 문맹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자 메시지를 읽지 못해 정부 지원금 수령을 놓치고, 앱으로만 신청 가능한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며, 키오스크 때문에 외식을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문맹은 기술의 문제라기보다는 구조와 교육의 문제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소외계층의 디지털 문맹을 줄이기 위해 어떤 교육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 실제 사례와 이론을 통해 분석하고,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최적의 교육 방법을 제안해본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특성을 고려한 ‘생활 밀착형 교육’이 필요하다

 

디지털 소외계층은 단순히 기능을 몰라서 교육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디지털 기기를 접할 기회가 적었고, 기존에 배우는 경험이 적어 낯선 기술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크다. 또한 대부분의 교육 대상자는 고령층이기 때문에, 학습 속도가 느리고 기억 유지력이 낮은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스마트폰 사용법’이라는 포괄적인 주제보다 **“손주에게 카톡 사진 보내기”, “동네 병원 진료 예약하기”, “농협 앱에서 잔액 확인하기”**처럼 구체적이고 실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중심으로 한 생활 밀착형 교육이 가장 효과적이다.

2023년 전남 장흥군에서 진행된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 사례를 보면, ‘날씨 앱 보기’, ‘유튜브에서 가요 검색하기’ 같은 수업은 평균 만족도가 95% 이상이었다. 반면 ‘구글 계정 만들기’, ‘클라우드 백업하기’ 같은 내용은 이해도가 현저히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디지털 소외계층이 이해하고, 반복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며, 생활과 연결되어야 동기 부여가 지속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국 가장 효과적인 디지털 문맹 교육은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단순한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방향이다.

 

디지털 소외계층 교육은 ‘관계 기반의 반복형 학습’이 가장 효과적이다

 

기존의 디지털 교육은 대부분 일회성 강의 또는 단기 특강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디지털 소외계층에게는 이런 교육 방식이 거의 효과가 없다. 이들은 처음 접한 내용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한 번 배운 기능을 빠르게 잊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복적으로 같은 내용을 다양한 방식으로 체험하고 익히는 구조, 즉 주기적 반복 학습 모델이 필요하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관계 기반의 교육이다. 낯선 강사보다 익숙한 이웃, 자녀, 지역 청년 멘토와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교육받을 때, 어르신은 부담감 없이 질문하고 실패할 수 있게 된다.

경기도 이천시에서는 ‘디지털 친구’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과 어르신을 1:1로 매칭하여 매주 스마트폰 기능을 반복 학습하게 했는데, 3개월 뒤 대상자의 86%가 “이제는 혼자서도 앱을 실행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 사례는 관계 중심의 교육이 심리적 안정감과 반복 학습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충족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

즉,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효과적인 교육은 기술적 전달보다 정서적 설득이 우선되어야 하며, 반복적이고 체계적인 관계 기반 학습 구조가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디지털 소외계층 교육에 필요한 것은 '공감형 커뮤니케이션'이다

 

디지털 소외계층이 교육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너무 뒤처졌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이 다 아는 내용을 자신만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자기비하와 열등감은 학습 의욕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디지털 문맹을 줄이기 위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감형 커뮤니케이션’이다.

강사나 멘토는 단순히 기술을 설명하는 역할이 아니라, 어르신의 속도에 맞춰 호흡하고, 실수에 대해 “괜찮다”는 메시지를 주는 정서적 지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 어르신이 잘못 눌러도 웃으며 다시 설명하고, 반복해도 짜증 내지 않는 태도는 교육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다.

충남 공주시의 ‘할머니 스마트폰 학교’ 프로그램에서는 교육을 받는 어르신에게 “오늘은 이모티콘 하나 보내는 걸 완성 목표로 하자”는 식의 작은 목표 중심 교육법을 도입했는데, 오히려 큰 성취감을 느끼게 했고, 결과적으로 학습 지속률이 90% 이상을 기록했다.

이처럼 공감형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교육은, 배움 자체를 즐겁고 안전한 경험으로 만들어준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디지털 문맹을 해소하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 접근 방식이다.

 

디지털 소외계층 교육은 '현장 중심 + 맞춤형 설계'로 시스템화되어야 한다

 

디지털 문맹 해소는 교육 프로그램 하나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하며, 이 시스템은 현장 중심의 맞춤형 설계로 구축돼야 한다. 마을 단위, 읍·면 단위로 접근 가능한 교육 장소를 만들고, 정기적 교육 일정을 편성하며, 수준별 커리큘럼을 운영해야 한다.

또한, 전국 어디서든 동일한 질의 교육이 가능하도록, 국가 차원의 디지털 교육 콘텐츠 통합 플랫폼도 필요하다. 교육자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지역에 맞는 콘텐츠를 선택하고, 맞춤형 진도표를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A 마을은 ‘카카오톡 중심 교육’, B 마을은 ‘영상통화와 사진 저장 중심 교육’처럼 주민의 관심과 필요에 따라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

여기에 더해, 교육 이후에도 질문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상담 창구와, 문제 해결을 도와주는 지역 디지털 도우미 제도가 병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디지털 소외계층은 교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실력을 유지하고, 새로운 기능에도 도전할 수 있다.

디지털 문맹은 단순한 기술 전달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 안에는 삶의 속도, 감정, 이해, 동기, 실패에 대한 용인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소외계층 교육은 기술 교육이 아닌, 인간 중심의 설계와 구조화된 반복 체계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