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계층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지역 농협 스마트폰 교육 프로그램 리뷰

new-infor.com 2025. 6. 30. 09:24

한국 사회의 디지털 전환은 이미 전 영역에 걸쳐 진행되고 있으며, 이제는 공공 서비스, 금융, 의료, 교통, 행정 등 거의 모든 생활 인프라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 디지털 소외계층, 특히 농촌 지역의 고령층은 점점 더 기술에서 멀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어도 문자 확인을 못 하거나, 은행 앱을 켜지 못해 직접 창구를 찾아야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지역 농협 스마트폰 교육 프로그램 리뷰

 

 

 

 

이러한 현실을 인지한 지역 농협은 최근 스마트폰 활용 교육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기획·운영하며 농촌 고령층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 단순히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디지털 소외 문제를 해결하려는 공공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전라남도 곡성군, 충청남도 부여군, 경북 예천군 등지에서 진행된 농협 주관 스마트폰 교육 사례를 중심으로 디지털 소외계층 교육으로서의 효과와 한계를 객관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 주체로 농협이 적합한 이유

 

농협은 지역 사회에서 가장 신뢰받는 기관 중 하나다. 특히 농촌 지역의 고령층에게 농협은 단순한 금융기관을 넘어서 생활 전반을 함께하는 파트너이자, 사회적 연결의 통로다. 이런 이유로 농협이 직접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했을 때, 고령층이 느끼는 심리적 저항감이 훨씬 낮아진다. “농협에서 하니까 믿고 간다”, “은행 직원이 알려주니 더 편하다”는 반응은 어르신들에게 흔하다.

실제로 경북 예천군의 한 농협에서는 마을 단위로 어르신들을 초청해 ‘스마트폰으로 농협 앱 사용하는 법’부터 시작해, 카카오톡 메시지 보내기, 유튜브 검색, 사진 저장 등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기능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수업은 일방적인 강의 형식이 아니라, 농협 직원들이 직접 어르신의 스마트폰을 함께 보며 손을 맞잡고 진행하는 일대일 맞춤형 실습 구조였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기술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과 친숙함을 제공한다. 또한, 평소 거래 관계가 있던 농협 직원이 강사 역할을 하면서 어르신은 “새로운 걸 배우는 느낌보다 도움받는 느낌”으로 교육을 받아들인다. 이러한 접근은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심리적 문턱을 낮추는 핵심 전략이 된다.

 

디지털 소외계층이 가장 필요로 하는 생활 중심 콘텐츠 구성

 

농협 스마트폰 교육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기능 중심이 아닌 생활 중심 콘텐츠 구성이다. 대부분의 고령층은 키오스크나 인터넷 뱅킹 등 복잡한 기술보다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불편함을 해결하고 싶어 한다. 농협은 이러한 니즈를 잘 파악해 생활 밀착형 주제를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예를 들어, 곡성군의 한 교육에서는 스마트폰으로 가족에게 카카오톡 사진 보내기, 마을 버스 시간 검색하기, 농약 정보 검색, 날씨 앱 보기 등 농촌 고령층의 일상에 밀접한 콘텐츠를 다뤘다. 또한, 농협 전용 금융 앱의 간편이체 방법, OTP 사용법, 전화금융사기 예방 앱 설치 방법 등 실질적인 금융 생활과 연결된 기능도 함께 교육되었다.

이러한 실용 중심의 구성은 어르신들에게 "이걸 배우면 지금 내 생활이 편해진다"는 실감을 주며, 학습 동기를 강화한다. 강사가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수업이 아니라, 어르신이 “직접 해보는” 방식의 실습 위주 수업이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고, 학습에 대한 거부감도 현저히 줄어든다.

디지털 소외계층은 ‘기술 자체’보다 ‘기술의 의미와 맥락’을 더 중요하게 느낀다. 농협 프로그램은 바로 이 점에서 성공적인 접근을 나타내고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 교육의 지속성과 반복 기회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

 

아무리 좋은 교육도 한 번의 수업으로는 익히기 어렵다. 특히 고령층은 낯선 기술에 대한 거부감과 학습 속도 저하로 인해, 반복 학습 없이는 실질적인 활용 능력 향상이 어렵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역 농협이 상시 교육을 운영하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연 1~2회 정도 단기 집중 강의 형태로 운영되며, 교육 후 복습을 위한 별도 지원 시스템은 부족하다.

또한, 농협 직원들이 강사 역할을 겸하다 보니 전문적인 교육자 대비 설명력이 부족하거나, 기술 변화에 대한 적응 속도가 느린 경우도 있다. 교육이 끝난 후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하다 막히는 경우, 다시 물어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질문 창구가 없다는 점은 교육 효과를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디지털 소외계층 교육은 ‘한 번 배우면 끝’이 아니라, ‘반복해서 사용하며 체득되는’ 과정이 중요하다. 따라서 향후 농협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지역 대학, 도서관, 복지관 등과 협업해 지속 가능한 복습 구조, 예컨대 월 1회 순회 재교육이나, 디지털 도우미 전담 인력 배치 등을 함께 운영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 소외계층 교육의 새로운 모델로서 농협 프로그램의 확장 가능성

 

비록 단기 프로그램 중심이지만, 농협의 스마트폰 교육은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새로운 교육 모델로 평가받을 만하다. 이는 기존 공공기관 중심의 교육이 갖지 못한 정서적 신뢰 기반, 실생활 밀착형 콘텐츠, 접근성 높은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농협 스마트폰 교육이 효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 첫째, 농협 지점 단위로 상시 디지털 상담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디지털 교육 전문 인력을 농협 전담 직원으로 확보하거나, 외부 강사와 협력 구조를 정례화해야 한다. 셋째, 농협이 자체 개발한 고령자 맞춤형 교육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전국 지점에서 동일한 커리큘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협이 금융기관이라는 틀을 넘어 디지털 포용 사회의 지역 거점 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소외계층 문제 해결은 단지 기술 전달이 아니라, 관계 회복과 정서적 지지까지 포함하는 총체적 과제이며, 농협은 그 중심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위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