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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소외계층

디지털 소외계층 경로당 유튜브 교육, 지역 홍보로 이어진 변화 분석

디지털 시대의 정보 생산과 소비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고 다양해졌다.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플랫폼은 이제 단순한 콘텐츠 소비의 공간이 아니라, 개인이나 지역이 스스로를 표현하고 홍보하는 강력한 수단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에서 여전히 소외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스마트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고,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대한 정보나 기회가 부족한 노년층이다. 특히 지방이나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자들은 사회 변화의 중심에서 한 발 물러난 채, ‘디지털 소외계층’이라는 이름 아래 점점 더 정보 사회의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 경로당 유튜브 교육

 

 

그러나 최근 이러한 흐름에 균열을 내는 실험이 경로당에서 시작되고 있다. 바로 ‘유튜브 배우기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들이 직접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홍보까지 연결하는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촬영과 편집, 업로드까지 배우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교육을 넘어,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자율적 콘텐츠 생산자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본 글은 경로당을 거점으로 진행된 유튜브 교육이 어떻게 디지털 소외계층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동시에 지역사회 홍보에 기여했는지를 실제 사례 중심으로 분석하고, 앞으로의 확장 가능성까지 함께 바라본다.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유튜브 교육, 경로당에서 시작된 이유

경로당은 많은 고령층이 일상적으로 드나드는 지역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공간이다. 평소에는 바둑이나 TV 시청, 점심 식사 정도로만 활용되던 이 공간이 어느 날 ‘유튜브 학교’로 바뀌기 시작했다. 지방 소도시나 농촌에서는 복지관이나 시청 교육실까지 이동이 어렵기 때문에, 교육 접근성이 가장 높은 경로당이 디지털 소외계층 교육의 거점으로 자리잡기에 매우 적합했다.

특히 유튜브 배우기 프로그램은 기존의 단순한 기기 조작 교육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콘텐츠 생산’이라는 보다 창의적인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수업 초기에는 “내가 뭘 찍냐”, “유튜브는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거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지만, 강사와 자원봉사자의 설득과 체험 중심 수업 방식으로 점차 인식이 바뀌었다. 경북 상주의 한 경로당에서는 어르신들이 직접 재래시장 풍경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설명을 녹음해 편집한 뒤 유튜브에 올리는 활동이 시도되었다. 이는 단지 기술적 훈련이 아닌, 고령층 스스로 자신의 일상을 콘텐츠로 인식하고 기록하는 ‘전환의 순간’이었다.

교육은 주로 주 12회, 68주간 진행되며, 스마트폰 기본 촬영법, 유튜브 계정 만들기, 영상 자르기와 자막 넣기 등 기초적인 편집 기술까지 포함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기록 영상이 주를 이루지만, 시간이 지나며 인터뷰 영상, 지역 명소 소개, 전통음식 만들기 영상 등 점차 내용이 다양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로당이 단순한 노인의 휴식 공간을 넘어, 지역 정보를 발신하는 미디어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는 점일 것이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자존감 회복과 공동체 활성화

유튜브 교육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공통적으로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영상이라는 매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을 넘어서, 자신을 표현하고 주변을 설명할 수 있는 ‘도구’로서 작용한다. 서울 도봉구의 한 경로당에서는 어르신들이 직접 ‘내가 사는 동네 산책 코스’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했고, 조회 수는 적었지만 가족과 지인들로부터 “정말 멋지다”는 반응을 받으며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러한 경험은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사용자’가 아닌 ‘생산자’로서의 정체성을 부여하며, 자존감 회복으로 이어진다. 특히 독거노인이나 관계 단절을 겪던 고령자들이 “누군가 내 영상을 본다”는 사실만으로도 사회와 다시 연결된 느낌을 받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조회 수 몇 개보다, 영상 하나 올리고 나면 하루가 보람차다”는 어느 어르신의 말은 단지 기술을 배운 것이 아니라, 인생의 일부를 되찾은 감정의 표현이었다.

또한 유튜브 교육은 공동체 단위의 변화도 유도한다. 혼자 하기 어려운 영상 촬영을 위해 어르신들이 팀을 구성하고, 분업을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협업과 소통의 기회가 생긴다. 촬영 도중 마을 이웃이 인터뷰에 참여하고, 지나가던 주민이 관심을 가지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과정은 경로당이라는 닫힌 공간을 열린 커뮤니티로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는 노인의 사회 참여 확대와 공동체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해석한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유튜브 영상, 지역 홍보의 새로운 도구로 진화

어르신들이 만든 유튜브 영상은 단순한 개인 기록을 넘어서 ‘지역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발전하고 있다. 실제로 강원도 정선의 한 마을에서는 지역 전통시장과 시골 장터 풍경을 소개한 영상이 온라인 상에서 주목을 받으며, 젊은 층이 흥미를 갖고 해당 마을을 방문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르신들의 시선으로 본 시골 장터”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전문가가 만든 세련된 영상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고 진솔한 설명과 정감 있는 화면 구성 덕분에 오히려 신뢰감을 주었다.

또한 전북 고창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복분자와 된장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이 농산물 판매에 도움을 준 사례도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된장 담그는 과정을 촬영하고, 옛 방식을 설명하며 전통의 가치를 전달한 이 콘텐츠는 일부 온라인 쇼핑몰과 연계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은 지역의 문화와 상품을 외부에 알리는 데 있어, 오히려 가장 지역적인 시선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자체 또한 이러한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경로당 유튜브 채널을 활성화하고, 구독자 수에 따라 콘텐츠 제작비를 지원하거나, 우수 영상을 선정해 지역 축제에 상영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소외계층이 단순한 교육 수혜자가 아닌,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기능하는 새로운 모델을 형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어르신 한 명 한 명의 영상이 모여 지역을 알리는 콘텐츠 아카이브가 되어가고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 유튜브 교육의 확장 가능성과 정책 제언

경로당 유튜브 교육이 보여준 효과는 단순히 기술 습득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고령자의 사회 참여, 세대 간 소통, 지역 문화 보존, 경제적 가치 창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을 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보다 구조적인 지원과 정책적 설계가 필요하다.

우선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기 교육 체계가 필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유튜브 교육은 단기 프로그램 형태로 제공되고 있어, 영상 제작에 대한 감을 막 익히기 시작한 어르신들이 학습을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 단위의 ‘디지털 평생 교육제’ 같은 구조가 만들어져야 어르신들이 정기적으로 배우고,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

두 번째는 인적 자원과 장비 지원이다. 스마트폰만으로도 영상 촬영은 가능하지만, 삼각대, 보조 마이크, 조명 등 기본 장비가 추가된다면 어르신들의 제작 의욕은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청년 세대와의 협업 프로그램을 연결해 세대 간 기술 나눔을 유도한다면, 교육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세 번째는 결과물의 확산을 위한 플랫폼 연계다. 유튜브 업로드에 그치지 않고, 마을 단위 콘텐츠를 한데 모아 홍보할 수 있는 지역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거나, 관광청, 농산물 유통기관 등과 협력해 콘텐츠의 실질적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디지털 콘텐츠가 단순히 개인 활동이 아닌, 지역경제와 직결되는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결국 경로당 유튜브 교육은 디지털 소외계층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성공적인 실험이다. 그들이 만든 작은 영상 하나가,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가 되고, 고립된 한 사람의 삶을 다시 사회로 연결하는 계기가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디지털 포용의 모습이다.